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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흔적/가사 파헤치기

잊고 있던 나의 모습 / 패닉 -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by 치즈곱창 2021.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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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바다 속에는 깊은 슬픔과
헛된 고민들 회오리치네
그 바다 위에선 불어닥치는
세상의 추위 맘을 얼게해

때론 홀로 울기도 지칠 때
두 눈 감고 짐짓 잠이 들면
나의 바다 그 고요한 곳에
무겁게 내려가 나를 바라보네

난 이리 어리석은가
한 치도 자라지 않았나
그 어린 날의 웃음을 잃어만 갔던가

초라한 나의 세상에
폐허로 남은 추억들도
나 버릴 수는 없었던 내 삶의 일분가

나 어릴 적 끝도 없이 가다
지쳐버려 무릎 꿇어버린 바다
옛날 너무나도 고운 모래 파다
이젠 모래위에 깊은 상처 하나
행복하고 사랑했던 그대와 나
생각만으로 웃음짓던 꿈도 많아
그런 모든 것들 저 큰 파도에 몸을 맡겨
어딘가 가더니 이젠 돌아오지 않아
바다 앞에 내 자신이 너무 작아
흐르는 눈물 두손 주먹쥐고 닦아
많은 꿈을 꾸었는데 이젠 차마
날 보기가 두려워서 그냥 참아
그때 내가 바라보던 것들 아마
볼 수 없겠지만 그래도 눈을 감아
나의 낡은 서랍속의 깊은 바다
이젠 두눈 감고 다시 한번 닫아






바야흐로 1998년, 당시 20대 중반의 이적님이 작사, 작곡한 곡입니다.
그 나이대에 썼다고는 믿기 힘든 깊이의
소재와 가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워낙 명곡이기에 타 가수의 커버 영상도 여러개 존재하고,
최근엔 JTBC 유명가수전 에 출연하여
짧게 라이브를 선보였습니다.


제목만으로 감탄이 나온건 처음입니다.
어떻게 저 단어들을 연결시켜 저런 문장을 쓸 수 있는지
이적이라는 사람의 인생에 대한 태도와 수많은 고민들이 느껴지네요.
그만큼 삶에 대한 고찰과 철학적 요소가 담긴,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곡인것 같습니다.




내 바다 속에는 깊은 슬픔과
헛된 고민들 회오리치네
그 바다 위에선 불어닥치는
세상의 추위 맘을 얼게해


상당히 심오한 제목에 이은 첫 소절입니다.
누구나 꿈이 있고, 그것을 상상하기도 합니다.
비록 그게 실현 불가능할지라도 말이죠.
그런 다양한 상상과 고민들은 현실에 부딫혀
조금씩 깎이고 잘려나가곤 합니다.



난 이리 어리석은가
한 치도 자라지 않았나
그 어린 날의 웃음을 잃어만 갔던가


성장하고 변화한 줄 알았는데, 그냥 애쓰고 있던 거였구나.
그렇게 애써 얻은 것이 사라진 웃음이라면,
도대체 무엇을 위해 애쓰고 있던 것일까.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생각이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박탈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적님의 살아온 인생과 본인에 대한 성찰이 느껴지는 대목이네요.



초라한 나의 세상에
폐허로 남은 추억들도
나 버릴 수는 없었던 내 삶의 일분가


잊고 싶은 기억, 쓰라린 경험들, 버리고 싶은 나의 모습까지.
자신의 일부이기 때문에 안고 가야 하는 것들이고, 그것이 바로 인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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