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썼어
눈이 조금 나빠졌나 봐
요즘 나의 기분처럼
흐릿한 내일처럼
달라 보인다고 해
다른 사람 같다고 해
안경 너머 내 눈을 잘 몰라봐
제일 고생했던 눈
너 떠난 뒤에
모두 보기 싫어서
항상 붉게 물든 노을 같던 눈
모두 니 탓이야
가려면 선명히 가야지
두 겹 세 겹 흐릿하게
잡히지도 않는 거리감
어지럽게 맴도는 거니
이젠 잘 볼 거야
또렷하게 보겠어
나와의 거리를
나의 다음 사람은
훨씬 멋있다고 해
분위기 있다고 해
가끔 스친
내 눈빛 잘 몰라봐
제일 고생했던 눈
그리울 때마다
떠올리기 싫어서
항상 붉게 물든
하늘 소리쳐
모두 니 탓이야
가려면 선명히 가야지
두 겹 세 겹 흐릿하게
잡히지도 않는 거리감
어지럽게 맴도는 거니
이젠 잘 볼 거야
또렷하게 보겠어
나와의 거리를
나의 다음 사람은
너무 잘 보이면 어쩌지
마주친 너도 잘 보이겠지
너에게 눈이 멀었던
그때가 더 그리워진다
모두 내 탓이야
초점 흔들리는 내 탓이야
내일 눈 떠보면
하얀 벽만 보이길
너란 무늬는 없어
너는 하나도 없어

015b의 정석원님이 작곡하고 윤종신님이 작사한 발라드곡입니다.
2017년 발매곡으로, 박재정님을 위해 두 분이 의기투합한 느낌이 드는
상당히 완성도 높은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별 후에 찾아오는 후폭풍에 대한 내용을
흐릿해진 시력에 비유하였습니다.
역시 윤종신님 특유의 감각적인 가사입니다.
안경을 썼어
눈이 조금 나빠졌나 봐
요즘 나의 기분처럼
흐릿한 내일처럼
이별 후의 심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부분입니다.
'흐릿한 내일' 이라는 표현에서 절망이 느껴지네요.
달라 보인다고 해
다른 사람 같다고 해
안경 너머 내 눈을 잘 몰라봐
흐릿해진 시력은 이별 후의 망가진 상태를,
안경은 애써 괜찮은 척 하기 위해 쓰는 일종의 가면을 나타냅니다.
안경을 쓴다고 시력이 좋아지지 않듯,
아무리 괜찮은 척 해도 속은 말이 아닐테니까요.
가려면 선명히 가야지
두 겹 세 겹 흐릿하게
잡히지도 않는 거리감
어지럽게 맴도는 거니
여전히 기억속엔 떠난 연인의 모습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부정하고, 탓도 해보지만 사랑했던 기억과 감정은 쉽게 잊혀지지않죠.
이별은 누구에게나 슬프고 괴롭습니다.
윤종신님은 이 곡이 발매된 2017년 당시에
박재정님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고해요.
'발라드에 대한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사랑할 줄 아는 흔치 않은 젊은 아티스트'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박재정님의 행보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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