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y-content a, .post-header h1 em, .comments h2 .count {color:#04beb8} .comment-form .submit button:hover, .comment-form .submit button:focus {background-color:#04beb8}
본문 바로가기
예전의 흔적/가사 파헤치기

애착과 집착의 구분 / 이승윤 - 영웅수집가

by 치즈곱창 2021. 4. 19.
반응형

그토록 찾아 헤맨 사람을 만난 것 같아
아마도 나의 영웅이야
어쩌면 저렇게도 올곧고 위대한 건지
끝까지 나는 따를 거야

다만 내가 원할 말만 영원히 하면 돼
걸음걸이도 한치도 어긋나지만 않으면 돼

나의 진열장에 놓을 영웅이야 손대지 마
이런 조금 바랜 흔적이 있잖아 부숴도 좋아

이제야 찾아 헤맨 사람을 만난 것 같아
마지막 나의 영웅이야
원하지 않는대도 어쩔 수가 없는 거야
시대가 원하고 있잖아

표정과 말투 하나까지 이유가 있을 걸
잠꼬대와 죽음까지 모두 상징일 거야

나의 진열장에 놓을 영웅이야 손대지마
이런 조금 바랜 흔적이 있잖아 부숴도 좋아

우릴 위해서 부서진
영웅을 위해 묵념 한번 하고선
관짝을 뜯어서 깃발을 만들어
힘껏 흔들며 승리의 축배를
무덤 위에다 조금 쏟아부으면 다 완성이야

(전설이 탄생했단 걸
우리에게 감사해야 할 걸 너는 그냥
왕관을 쓰고나서 무덤 아래서
잠이나 자면 될 거야)

아무런 의미 없는 널
완성 시켜 놓아 준 건
나니까 전리품은 전부 내 진열장에다

네 자리는 없어 너는 거기까지야
그러게 흠집 없이 완벽하지 그랬어

나의 진열장에 놓을 영웅이야 손대지마
이런 조금 바랜 흔적이 있잖아 부숴도 좋아


 

싱어게인의 '장르가 30호' 이자 우승자인
가수 이승윤님의 자작곡 영웅수집가입니다.
정의 내리기 쉽지 않은 장르와 파격적인 편곡,
거기에 탄탄한 실력이 더해지니 미지의 세계에 설득력이 더해져
대중들의 큰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무엇보다 저에게 가장 와닿았던 것은
이승윤님의 묵직하고 센스있는 멘트였습니다.
진심이 느껴지는 인터뷰와 어휘의 선택이
가수로써가 아닌 사람 이승윤을 보여주었고,
매력적인 동시에 굉장히 큰 어른이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범상치 않지만 상당히 올곧은 이승윤님의 말과 생각들은
역시 노래 가사에서도 드러납니다.


'다만 내가 원할 말만 영원히 하면 돼
걸음걸이도 한치도 어긋나지만 않으면 돼
'

누군가를 제멋대로 영웅으로 떠받들고,
본인이 원하는 모습만 보이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보통 연예인이 이러한 상황에 자주 처하게 되고,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조금 바랜 흔적이 있잖아 부숴도 좋아'

본인이 원치 않는 모습이 노출되자 바로 돌아서는 모습입니다.
그리고는 부숴도 좋다며 본인에게 권리라도 있는 것처럼 말합니다.


'남에겐 관대하고 본인에겐 엄격하라' 는 말이 있는데요.
세상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자신은 아닐꺼라 생각하는 분들도 그런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각하지 못할 뿐. 저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아무런 의미 없는 널 완성 시켜 놓아 준 건
나니까 전리품은 전부 내 진열장에다
'

연예인을 만든 것은 팬이다.
여기에 동의하시는 분 계신가요?
물론 팬의 도움과 영향이 없진 않습니다.
하지만 연예인을 만든 것은 그 사람의 피땀 흘린 노력입니다.
팬들의 기여를 무시하는 게 아닙니다.
조금 극단적인 표현일 수는 있지만 비슷한 사례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진짜 속마음에 대한 자각과, 존중에 대한 필요성이 느껴졌습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연예인은 팬들의 소유물이 아니니까요.


우리가 보내는 응원이 그 사람에 대한 응원인지,
아니면 그 사람의 특정 행위에 대한 욕망인지.
나의 욕망을 '영웅' 에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반응형

댓글